슬기로운 집콕생활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에 현명하게 대처해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슬기로운 집콕생활.

전 세계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다. 우리나라도 1만 명을 넘긴 지 오래됐고,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시작된지도 한참 지났다. 많은 것이 변했다. 캠페인이 시작되기 전부터 나는 스스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들어갔다. 내가 확진자가 되는 것보다 ‘증상은 없지만, 혹시라도 내가 옮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날 두려움에 떨게 했다. 얼마 전부터는 재택근무도 시작했다. 자발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참여한지 어느덧 두 달. 엄마와 쇼핑하고, 조카와 놀이동산에 가고, 친구들과 떠들던 시간이 그립다. 지금의 상황이 조금이라도 빨리 끝나길 바라며 오늘도 난 슬기롭게 혼자만의 집콕생활을 견뎌낸다.



나는 여전히 독서 중….

나는 책을 좋아한다. 약속에 늦는 친구를 기다릴 때도, 출퇴근하는 지하철이나 출장을 위한 고속버스, KTX에서도 항상 책과 함께였다. 시간이 없어서 책을 못 읽는다는 사람을 보면 이해할 수 없었다. 이런 나이기에 무료한 시간을 이겨내기 위해 가장 먼저 선택한 것은 책. 평소보다 책 읽는 시간이 늘어 행복하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길어지니 독서도 가끔은 지겨울 때가 있다.


그렇다고 책을 멀리할 수 없는 난 컬러링북을 주문했다. 컬러링북도 책이니까! 72색 색연필도 샀다. 꼼꼼히 빈 여백을 채워나간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완성된 페이지를 보면서 뿌듯하다. 읽는 책과 컬러링북의 역할은 다르지만, 다 같은 책이다. 그러니 난 여전히 독서 중인 셈이다.



텔레비전은 새로운 단짝!

두 달 전엔 상상할 수도 없었다. 한참 동안 텔레비전을 켜지 않은 적이 많았고, 내겐 중요하지 않은 인테리어 소품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요즘은 일하고 잘 때를 빼면 텔레비전을 켜둔다. 내가 이렇게 텔레비전과 친해지다니 믿기지 않는다.


시간이 없어 놓쳤던 드라마를 1회부터 마지막회까지 정주행한다. 같은 드라마를 몇 번이나 반복해서 봐도 재미있다. 예능 프로그램들을 찾아보면서 한참을 웃었다. 다시보기로 이미 여러 번 본 장면인데도 눈물까지 훔치며 또 깔깔거린다.


봐도 봐도 볼 것이 넘쳐난다. 드라마, 예능, 영화…. 보고 싶은 것을 다 볼 수 있어 행복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있었기에 가질 수 있는 여유가 아닐까. 혼자라는 외로움보다 행복감이 더한 시간이다.



올여름엔 비키니도 입겠는데?!

마음껏 돌아다닐 수 없으니 코로나19 확진자 대신 살이 확!찐~~자로 변해가고 있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위기감을 느낀 나는 앱 하나를 다운받아 홈트레이닝을 시작했다. 기구도 필요 없고,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하는 기분이다.


매일 알람이 울리면 영상 속 트레이너를 만난다. 내 모습을 확인하면서 운동하니 ‘내가 제대로 운동하고 있나?’ 하는 고민 따위는 하지 않는다. 코치가 운동 횟수를 카운트해주니 편하게 동작에만 집중한다. 어느새 땀샘이 폭발한다. 운동을 마친 뒤 운동시간과 소모 칼로리, 부위별로 내가 한 운동, 체중 변화 그래프를 확인한다.


홈트레이닝을 시작한지 2주. 그동안 두려움에 멀리했던 체중계 위로 올라섰다. 역시 운동은 배신하지 않는다. 이대로 쭉 달리면 올여름엔 비키니도 당당하게 입을 것 같다.^^



어느새 베테랑 청년 농부

가끔 본가에 가면 엄마가 직접 기른 콩나물을 싸주곤 한다. 엄마에게 콩나물을 한 아름 건네받으면 부자가 된 느낌이다.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설날 이후 본가에 간 적 없는 나는 직접 콩나물을 기르기로 했다. 자주 물을 줘야 해서 귀찮다. 하지만, 물을 주려 뚜껑을 열 때마다 쑥쑥 자라는 콩나물이 나를 기쁘게 한다.


콩나물 재배에 재미를 붙인 나는 다른 농산물도 직접 키우기로 했다. 베란다에 화분 몇 개를 들이고, 방울토마토, 상추, 청양고추를 심었다. 미니 텃밭에서 햇빛과 물만으로도 잘 자라는 작물들이 대견스럽다. 오늘은 방울토마토 가지에 꽃이 폈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빨갛게 익은 방울토마토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날을 생각하면 설렘이 가득하다.



따라 하다 보니 어느새 나도 일류 셰프?

계속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쉽진 않았지만, 집콕생활은 어느 정도 적응이 되는 듯했다. 그런데, 여전히 삼시 세끼를 챙겨 먹는 것은 어려운 숙제 중의 하나였다. 매 끼니를 준비할 때마다 ‘나는 왜 요리똥손인 걸까?', '내가 요리한 음식은 왜 맛이 없지?'라는 의문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었다.


그러던 중 블로거 한 명이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줬다. 요리 블로거 행운님이 올려놓은 멋스러운 음식을 나도 한 번쯤 만들어보고 싶어 따라쟁이가 되기로 했다. 처음엔 새우크림카레라이스처럼 쉬워 보이는 음식을 시도했다. 맛이 나쁘지 않았다. 첫 요리를 성공하고 나니 ’요리 블로거만 따라 해도 맛있고 멋있는 음식을 할 수 있구나!'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빠르게 멋진 음식을 뚝딱 만들진 못하지만, 이젠 나도 맛있는 집밥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오늘 저녁은 또 어떤 음식을 근사하게 만들어볼까? 오늘도 나는 행운님의 블로거를 기웃거린다.

* 집콕 삼시세끼 고민, 이렇게 해결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