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화장품정책과

바야흐로 맞춤형 시대다. 온라인 서점에서는 요즘 기존 구매내역을 바탕으로 시스템이 소비자 취향에 맞는 책을 추천해주고 있다고 한다. 특정 사이트에 가입한 것도 아닌데 검색했던 여행지의 관광 상품 광고가 웹 서핑 중에 뜨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단순 광고가 아니라 개인별 맞춤 광고를 내보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화장품은 어떨까? 피부타입은 주로 건성, 지성, 중성, 복합성으로 나뉘며 이 분류기준에 맞춰 화장품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네 가지 범주로 피부 유형을 모두 나누는 것은 혈액형으로 사람들을 구분하는 것과도 같다. 성격이 각각 다르듯 피부도 모두 다르며, 어떤 한 유형으로 분류되지 않는 경계성 피부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의 피부타입에 잘 맞는 화장품을 찾아다니는가하면, 때로는 피부색에 잘 맞도록 여러 제품을 섞어 쓰기도 한다.
이런 시대흐름과 소비자의 니즈가 반영되어 화장품시장도 변화하고 있다. 한류 화장품 대표주자로 떠오른 ‘쿠션팩트’가 바로 그 예다. 쿠션팩트는 팩트 용기 안에 파운데이션이 스며든 스펀지가 있는 화장품으로, 다양한 화장품 브랜드에서 출시되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제품별 장단점을 분석하고 커버력, 향, 내구성 등을 평가하며 자신에게 잘 맞는 제품을 찾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자 에센스나 기타 등등의 제품을 섞어 직접 내용물을 채울 수 있도록 한 쿠션팩트 D.I.Y 제품도 등장했다. 지금의 소비자들은 기성복보다는 자신의 체형에 꼭 맞는 ‘맞춤복’을 선호하듯이, 화장품도 자신의 취향에 꼭 맞는 제품을 구매하기를 희망한다. 이런 개인 ‘맞춤형 화장품’을 판매장에서 즉석 혼합해서 구매할 수 있다면? 게다가 혼합하는 원료나 제품이 이미 안전성을 보장받은 제품이라면?

내 피부에 맞는 화장품, 이제는 매장에서 만들어요 - 맞춤형 화장품 판매 활성화

식약처는 개인 특성과 기호에 맞는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소비추세를 반영하여 ‘맞춤형 화장품 판매’를 활성화하기로 하였다. 맞춤형 화장품 판매란 고객 요구에 따라 즉석에서 기존 화장품 등에 색소, 영양성분, 향료 등을 혼합하여 판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에는 볼 수 없던 새로운 형태의 판매방식이다.

맞춤형 화장품 판매 활성화를 위해 식약처는 3월 21일부터 전국에 있는 화장품 제조판매업자 직영매장, 면세점 및 관광특구 내 화장품 매장을 대상으로 전국적인 시범사업을 실시하기로 계획했다. 맞춤형 화장품 판매 대상은 향수, 콜롱 등 방향용 제품류 4종, 로션, 크림 등 기초화장용 제품류 10종, 립스틱 등 색조 화장품 제품류 8종 등이다. 위 제품군은 매장에서 기존 화장품 간 혼합하거나 기존 화장품과 원료를 혼합하여 판매할 수 있다.
시범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사업자는 관할지방식약처에 신청할 수 있고, 신청 사업자는 맞춤형 화장품 판매 범위와 관련 주의사항 등에 대해 상세히 안내받을 수 있다.

염색약도 이제는 기능성 화장품! - 기능성화장품 범위 확대 추진

식약처는 맞춤형 화장품 판매 활성화와 더불어 기능성 화장품 범위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 기능성화장품 범위는 미백, 주름개선, 자외선 차단 세 분야로 한정되어 있었다. 기능성 제품 범위가 확대되면 다양한 기능성 화장품이 개발될 뿐 아니라 해외시장진출을 통한 국제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와 판매 활성화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기능성화장품 확대를 위한 화장품법 개정안은 지난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다. 아토피성 피부, 튼 살 등 피부 기능 약화로 인한 건조함과 갈라짐에 도움을 주는 제품을 기능성 화장품에 추가하고, 의약외품으로 허가(신고)를 받아야 했던 탈모방지 제품, 염색 제품 등을 기능성 화장품으로 전환할 예정이다.